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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한발짝
by 다락방지기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삶이 보이는.. by 삶이 보이는 창 at 10/02 안녕하세요. 진보생활문.. by 삶이 보이는 창 at 09/05 흠좀무 지못미입니까! .. by 다락방지기 at 12/26 도서 밸리에서 들어왔습.. by 지나가다 at 12/23 왠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by 다락방지기 at 12/02 왜 두려워하는지 생각해.. by 음.. at 11/23 그렇죠. 저 역시 남을 먼.. by 다락방지기 at 11/15 그랬으면 좋겠지만, 인.. by Goldmund at 11/13 링크 이글루 파인더 |
나는 가면을 좋아합니다. 학교에서 '여성리더십'이라는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강사님은 30대 후반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직장 생활도 경험해 보신 분이십니다. 때문에 실제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실 때가 많습니다. 지난 주에는 모 기업의 상무와 과장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강사님의 의도는 '훌륭한 리더는 이런 식으로 인재를 키운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보기에 강사님이 말씀해주신 예는 '인재양성'이라는 단어로 '지연'과 '인맥관리'와 '줄서기'를 미화한 것 같았습니다. 문득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취업을 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중간에 잘리지 않으려면 나도 저런 식으로 선을 대 가면서 살아야 하는건가? 결국 우리나라는 사교성 많고 요령 잘 피우고 눈치 좋은 사람이 승리하는 사회인거야? 내가 대체 왜 지금 여기 앉아서 이런 짓을 하고 있지? 대학이라는 곳은 자신을 넓히고 학식과 견문을 쌓는 곳이리라 생각했습니다. 대학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방황하는 이유는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찾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로 허망합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10년, 20년, 30년 나이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합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해 있는 공적 성격을 띈 모임이 최소 3개 이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취업하기 위해서는 토익 토플쯤은 기본이고 거기다 자신있는 외국어 하나정도 더 있으면 좋다고 합니다. 기업은 대학을 오로지 자신들이 데려다 쓰고 싶은 인간을 양산해내는 공장 정도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점 수요자인 그들은 수많은 무한경쟁시장의 공급자인 대학생들을 제 입맛대로 골라갑니다. 심지어 대학생들조차 대학을 노동시장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교과과정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적을 낮게 주는 교수를 나는 취업했는데 왜 내 발목을 잡느냐고, 교수라는 인간이 현실을 모르고 융통성이 없다고 비난합니다. 이게 지금 내가 속해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런 현실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방법이 있지요. 취업하지 않으면 되지요. 취업하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내 보잘것 없는 목숨을 이어나갈까요? 고시? 또다른 무한경쟁입니다. 거기다 공기업과 공무원 또한 경쟁추세로 가고 있는 지금 취업과 별 다를 것도 없어보입니다. 교사? 지금 제가 서 있는 길과는 매우 다릅니다. 다시 수능을 준비해야 하겠네요. 내가 대체 무엇을 위해 여기 서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소속감도 안정감도 없이 허공을 부유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까닭없이 울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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